백수와 만화가게방 아가씨 (9탄)
♂ 백수 ♂
아..맞다.
그녀와 영화보기로 했지.
그것도 잊어버릴정도로 깊이 잠들었나부다. 지금이 몇시여..?
시계를 봤다.
맙소사 내가 세시간이나 잤단 말여.?
그녀를 보니 어이 없다는 표정이다.
날 많이 찾아 헤맨거 같다.
좀 찾기 쉬운데 앉아 있을걸..
이걸 어쩌나..?
빨리 사과를 해야겠다.
♀ 만화방 아가씨 ♀
이제는 시계까지 쳐다본다.
니가 도대체 얼마나 늦은건지 알어?
그렇게 묻고 있는거 같다.
저런 녀석한테 잘보일려고 내가 미장원까지 가서 그 고생을 한걸까..?
짜증이 날려고 한다.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목젖까지 나오다 말았다.
근데.. 그녀석이 대뜸 조금은 더듬거리면서 여기 졸구 있는 나 찾느라고 많이 헤매지 않았냐며 미안해 한다. 그리고 그냥 가버리지 않고 찾아주어서 고맙다고 까지 한다.
나참... 바보라고 해야하나. 착하다고 해야하나..
♂ 백수 ♂
이거 첫만남인데.. 왜이러냐 화상아.. 처음부터 이런 백수이미지를 줘버리다니..싹싹 빌며 사과를 했다.
다행히 그녀가 화가 풀린거 같다.
그녀가 씨익 미소를 지어보여주었다. 휴... 그녀는 생각한것처럼 성격이 가스통인거 같지는 않다. 그냥 가버리지 않고 날 끝까지 찾다니..
다행히 영화시작전에 찾았구나.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 만화방 아가씨 ♀
조금 황당하다.
그녀석이 먼저 사과를 하다니...
혹시 일부러 그러는게 아닌가 싶기도하다. 그녀석 머쩍해 하는 얼굴을 보니 너무 순진해 보인다.
일부러 그러는거는 아닌듯 싶다.
그렇게 생각 하니 그녀석이 왠지 사랑스러워 보였다. 웃음두 나구... 계속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길래..
괜찮으니까 앞으로 그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구 그랬다.
좀 맘이 찔린다.
♂ 백수 ♂
얼굴만 이쁜게 아니라 맘씨도 착하구나.. 하하.
그녀가 날위해 팝콘하구 음료수도 사왔다.
음 너무 황홀하다.
♀ 만화방 아가씨 ♀
뻔히 다음장면이 뭐 나올지 아는 이 영화가 기대되는건 이녀석이 지금 내옆에 앉아 있기 때문일까..?
녀석이 팝콘을 혼자서만 먹고 있다.
광고보면서 저렇게 껄껄거리다니..
결국 영화예고편도 시작하기전에 그 많은 팝콘 다먹어치웠다.
분위기 없는놈...
영화같은데 보면 팝콘먹다가 손이 겹치는 애틋한 장면도 연출되는데..
먹어보라 소리도 한마디 안했다.
독한놈.
이럴줄 알았으면 두개를 사는건데 그랬다.
♂ 백수 ♂
그녀가 지금 내옆에 앉아있다.
뭔말을 하고 싶은데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괜히 팝콘만 주섬주섬 주워먹었다. 이거 디게 맛없네..
이런걸 이천원이나 받아쳐먹는단 말여..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웃는다.
멎쩍어서 따라 웃었다.
♀ 만화방아가씨 ♀
이다음 장면이 찡한 장면인데 그녀석 표정은 과연 어떨까..?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하하. 사내자식이 징징짤려고 한다.
씩 그녀석이 나를 쳐다봤다.
이런 장면에서 내가 웃으니까 이상하다는듯
갸우뚱거린다.
좀 머쓱하구먼..
♂ 백수 ♂
너무 찡하다.
눈물이 날려고한다.
흠흑.. 그녀도 지금 눈물이 나려할까..?
한번 쳐다봤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쿡쿡거리다가 흠짓 놀라 스크린으로 눈을 돌렸다.
내가 징징거린게 저 찡한 장면을 완전히 압도해 웃겼나보다.
쪽팔려라..
사내는 우는게 아닌가 보다.
♀ 만화방 아가씨 ♀
이녀석 그때도 느꼈지만 여린면이 많은거 같다.
내가 눈시울지었던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징징거릴려고 했다.
나올때 손수건을 말없이 건냈다.
근데 눈물 닦으라고 준건데.. 이녀석이 자기뒷주머니에다 넣어버린다.
체면에 달라고 할수도 없고..
비싼건데..
하지만 별로 아깝지는 않다
♂ 백수 ♂
그녀가 이쁜 손수건을 나에게 주었다.
무슨 의미일까..?
비싸보인다.
고히 간직하겠다고 속으로 말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에 더 좋은걸루 사다가 선물해야겠다.
♀ 만화방아가씨 ♀
영화가 끝나자 그녀석이 스테이크 먹으러 가잰다.
돈도 없는게..
영화가 생각보다 길었다.
시간도 10시가 거의 다되어 간다.
이 시간에 무슨 스테이크하는데가 있다고... 근처에 그럴싸한 찻집이 있다.
다음에 스테이크 사라고 그러고 정아쉽다면 차나 한잔하자고 했다.
♂ 백수 ♂
그녀 스테이크 사줄려고 아버지가 숨겨논 10만원 꽁친거 그냥 갖다 넣어두게 생겼다.
차나 한 잔 하자구 그랬다.
흠 그것두 좋지.
영화끝나자마자집에간다고그럴까봐가슴졸였는데..
조용한 찻집에서 그녀와의 대화.
드디어 그녀와 나와의 공유된 기억을 갖게 되는건가..
♀ 만화방 아가씨 ♀
찻집 안에서 별말 없이 너그러운 시간이 간다. 무슨말을 할까..?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는 좋은데 아직 그녀석과 나는 어색한가보다.
만화방 올 때 잘해줄걸 그랬나..?
♂ 백수 ♂
뭔 말을 해야하나.?
하지만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는것만도 너무 기분이 좋다.
주위에 연인들이 하나도 안부러운건 그녀가 내앞에 있기 때문이지.
조명등 하나하나가 그녀를 위해 내리는 별빛같다.
자꾸 가슴이 떨려오는 것도 내앞에 그녀가 날 위해 앉아있기 때문이지.
잔잔히 흐르는 음악 한음한음이 그녀를 위해 떨리는 내 마음 조각같다.
♀ 만화방아가씨 ♀
저 녀석이 왠지 분위기를 잡는거 같다. ...
그녀석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은걸 알고 있을까..?
그래서 혹시 연상의 여인 좋아해본적 있냐고 물어보았다.
♂ 백수 ♂
왠 흥을 깨는 소리..
난 연상에 대해서는 이성의 감정이 전혀 안든다고 딱 잘라 말했다.
솔직히 어릴 적에는 옆집 누나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시련이 너무 컸다.
그 뒤부터는 하루만 연상인 여자도 이상하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 만화방아가씨 ♀
뭐야 이녀석 기껏 만나줬더니 연상은 안된다고...?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다는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일부터 만화방에 안나오게 되는건 아닐까?
백을 뒤져 다이어리를 집어 테이블위에다 놓았다.
♂ 백수 ♂
다이어리를 꺼내 놓는다.
무슨 의밀까.?
저 속에 그녀의 일상이 기억되어 담겨있을까? 보구 싶다. 좀 봐도 돼냐고 물어볼까..? .....
♀ 만화방아가씨 ♀
다이어리보고 침은 왜삼키냐..?
보여달라면 보여주께..
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이어리 안에 면허증 끼워놓은 곳을 펼치며 사진이 맘에 안드네..
그녀석 들으라고 혼잣말을 했다.
♂ 백수 ♂
앗 그녀사진이다.
기회다.
면허증 최근에 땄냐고 물어봤다.
나는 딴지 오래되었다며 어떻게 바꼈는지 한 번 봐도 되냐고 물어보았다.
♀ 만화방아가씨 ♀
역시 이녀석은 내 의도대로 잘 따라온다 말이야..
보여줄 목적으로 펼친건데...
난 단호하게 말했다.
"싫어요.."
♂ 백수 ♂
하기야 내가 무슨 애인이냐?
근데 싫다면서 면허증을 뽑아서 주는건 무슨 의미일까.?
일종보통..!
사진 잘나왔네 뭐.. 이쁘기만 하다.
한참동안 그녀의 사진만 뚫어지게 보았다.
♀ 만화방 아가씨 ♀
이녀석 반응이 신통찮다.
뭔가 기대되지 않는 말이 나올꺼 같다.
♂ 백수 ♂
주민등록번호가 칠이공.... 뭐야 진짜 한살차이잖어..?
그래서 칠십이년생이면 27살이 아니냐고 물어봤다.
♀ 만화방 아가씨 ♀
그거 눈치 채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 실망한 눈빛이다.
만으로는 25살이에요..참 생일이 지났으니까 지금은 26살이네요..
히히 아마 제가 연상인거 같죠..?
♂ 백수 ♂
연상..?
아까 그래서 연상 뭐라 그랬나..?
그게 무슨상관이냐 그녀는 단지 그녀일뿐이다.
나이가 무슨상관이랴..
음 멋있는 말같군..
한 살 차이라...
한 살 차이면 좋지....
울아부지하구 울엄마두 한살차인디...
미소가 스민다.
내가 말안하고 가만히 있자 그녀가 나한테도 면허증 있냐고 물어봤다.
참내 그린카드다.
지갑을 뒤져 보여주었다.
한 오년전 사진이라 제법 핸섬한거 같다.
♀ 만화방아가씨 ♀
2종보통.. 93년 모월모일.. 쿠 오년전이랑 변한게 하나도 없네..
칠일일이공일...
어머. 진짜 나보다 한살이 많네...
저 녀석 내가 생각하는거 보다 상당히 내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거 같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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