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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울꺼리(게임,유머)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7탄)

by 서울나그네 2014. 3. 12.

백수와 만화가게방 아가씨 (7탄) 



♂ 백수 ♂


백수는 뭘 들고 함부로 뛰어서는 안된다는 걸 새삼 느꼈다.

만화방 들오기도 전에 탈진해 죽는줄 알았다. 

만화방 안에 손님이 아무도 없다. 

화장을 한 그녀가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있다.

그 새 딴놈하고 선본게 아닌가 싶다.

찌리릭 쳐다봤다.



♀ 만화방 아가씨 ♀


숨을 헐떡거리며 못마땅한 듯 날 쳐다본다. 

아무래도 내가 장난전화한걸 이녀석이 눈치챈거 같다. 

그런거 같다고 생각하니 난줄 알면서도 그딴 소릴 나한테 했단말이야.?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그래 내가 사오정이다." 

라고 말했다.



♂ 백수 ♂


갑자기 왠 사오정..? 

그녀 이름이 오정이었나..? 

내가 그녀 이름을 궁금해 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혹시 그녀도 나한테 관심이 있나.? 

근데 이름이 너무 이상하다.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여기 만화책 가져왔는데요... 근데 이름이 오정이었어요.? 이름이 참 이쁘군요. 성도 특이하고.." 

라고 내딴에는 엄청 길게 또박또박 말했다. 

나도 할수있다. 아자!



♀ 만화방 아가씨 ♀


뭐야 이 녀석 누가 오정이라고.. 내가 장난전화한거 모르는건가...?

그렇다고 내이름을 사오정이라고 믿어버리다니. 

확실히 덜 떨어진 놈임에 틀림없다. 

할수없다. 

저녀석 성격에 아줌마, 노처녀,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날 오정이라고 부를게 틀림없다. 

성까지 붙여서 말이다. 

그래서

"제 이름은 지윤이에요. 권지윤. 누가 오정이라고 그랬어요.? 하여간 준용씨 연체료 물어야 겠네요.."

라고 말했다.



♂ 백수 ♂


'야... 단골한테 이럴수 있나? 

하루 늦은걸루 연채료라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 

난 그녀한테 그런 말 할 용기가 없으니까...


연체료 내고 나니 만화책 볼 돈이 없었다. 

할수 없이 그냥 집으로 왔다.


그녀 이름이 권지윤이랜다. 권지윤...

햐~ 이름 한번 이쁘다.


그리구 그녀가 오늘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내 마음은 그녀가 그려져 있는 아침하늘을 날고 있었다.



♀ 만화방 아가씨 ♀


괜히 연체료를 물었나..? 

바보같은 자식 그렇다고 삐져서 집에 그냥 가버리다니.

한살이라도 많은 내가 참자......



♂ 백수 ♂


만화방을 가다가 아직도 붙어 있는 그때 그 영화포스터를 보았다. 

순간 이 영화를 그녀와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이번주가 이영화 마지막 상영인거 같다. 

그녀가 나와 이 영화를 봐줄 것 같은 느낌은 별루 안들었지만 바로 티켓을 예매하러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녀와 영화를 같이 본다는 상상은 너무나 황홀하다.



♀ 만화방 아가씨 ♀


만화방바닥을 쓴 먼지를 밖으로 버리다가 멀리서 달려오는 그 백수녀석을 보았다. 

어찌보면 귀엽다. 

내가 밖에 나와있으면 이녀석이 자길 기다린줄 알겠다. 

얼른 안으로 들어왔다.

얼마 안있어 그가 들이닥치리라.

숨을 헐떡이며.. 


............

............


?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녀석이 안들어온다.

왜 안들어 오는 걸까..? 

먼지도 없는 쓰레받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 았다.



♂ 백수 ♂


드디어 영화표를 샀다.

내일 아침일찍 만화방가서 멋있게 보러가자고 말해야 겠다.



♀ 만화방 아가씨 ♀


이녀석이 어디로 간걸까..? 

결국 그녀석은 하루종일 나타나지 않았다.



♂ 백수 ♂


늦잠을 잤다. 

만화방에 가니 사람들이 많다. 

저번에 본 노란추리닝 그 녀석도 있다. 피시에스안테나로 콧구멍을 후비고 있다. 

이빨도 엄청 누른거 같다.


하여간 이렇게 사람 많은데서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와 오늘따라 눈이 자주 마주쳤다. 

내일은 진짜로 일찍와서 말해야겠다.



♀ 만화방 아가씨 ♀


저 백수녀석이 날 좋아는 하는거 같은데... 

착각인가..?


그 녀석과 눈이 자주 마주친다. 

지금 그녀석이 날보고 무얼 생각할까?

궁금하다. 

그녀석 너무 말이 없다.



▷ 추리닝(또한번특별출연) ◁


옆에 있는 백수같은게 자꾸 쳐다본다. 

피시에스 없는 녀석같다.

이 피시에스에 눈독들이는게 틀림없다.

그래서 이건 절대 안된다고 씩 웃어보여줬다.



♂ 백수 ♂


아침 일찍 왔더니 손님이 아무도 없다. 

잘됐다. 

꼭 말해야지. 

근데 막상 영화표를 꺼내니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가 날 껌벅껌벅 쳐다본다.



♀ 만화방 아가씨 ♀


그 백수 녀석이 오랜만에 아침일찍 문열자 마자 왔다.

날 쳐다보는 것이 무슨 할말이 있는거같다.

혹시나 싶어 혹시 그 때 케익 사준 사람 아니냐고 물어봤다.



♂ 백수 ♂


말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그녀가 

"저기요 혹시 케익 그쪽이 준거에요?" 

라고 물어봤다.


엥? 

그럼 지금까지 내가 준건지도 몰랐단 말이야.?

"예? 아.. 예"

라고만 말했다.



♀ 만화방 아가씨 ♀


햐.. 저녀석이 준거가 맞구나.. 

전혀 그런 센스가 없는거 같이 보이는 녀석인데.. 놀라웠다.

그리고 그 답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ㅋㅋㅋ



♂ 백수 ♂


그녀가 말붙인게 용기가 됐을까..? 

그래서 영화표를 꺼내며

"영화표가 있는데요.. 거시기요.. 요번주말에 시간이 되시면..

같이 보러안갈래요..? 제가요.. 뭐랄까. 그래도 단골이잖아요.."



♀ 만화방 아가씨 ♀


훗 그녀석이 영화를 보러 가잰다. 

영화표를 보니 내가 그때 자기랑 보러갈려고 했던 바로 그 영화다. 

그리고 나서도 또 한번 더 본 그 영화다.


아마 집에 뒷북이 있나부다. 

그리고 심심할때마다 치는거 같다.


그냥 자꾸 웃음이 나왔다.



♂ 백수 ♂


왜 자꾸 웃는거야..? 

보기 싫으면 안본다고 말하면 되지.

사람 쪽팔리게 말이다. 

다시 용기를 내어 

"만화방 때문에 그러시다면

제가 대신 봐 드릴수도 있는데..같이보러 안가실래요?"

라고 말했다.


나 지금 떨고있냐..?



♀ 만화방 아가씨 ♀


??? 녀석이 지금 상당히 정신상태가 불안하다.

"만화방 준용씨가 봐주면 이 영화는 저 혼자 보러갈까요..?"



♂ 백수 ♂


이 여자 예리한 여자다. 

내가 말 실수한걸 바로 눈치채다니..

아이씨 보러 갈건지 안갈건지 빨리 대답이나 해주면 좋겠다.

숨이 막힌다.



♀ 만화방 아가씨 ♀


보러갈까? 말까? 

이녀석 가지고 노는게 재밌다.

ㅋㅋㅋ


어린것이..

귀엽기도 하다. 

"아직 주말에 무슨일이 생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무리 단골이래도 그렇지.. 다 큰 처녀가 아무나하고 영화를 보러가요.?"


그녀석의 얼굴이 불그락거린다. 

아휴 재밌다.



♂ 백수 ♂


역시 그녀가 나하고 영화보러가기 싫어하는구나. 

짤없이 거절인가부다.

내일부터 쪽팔려서 어떻게 만화방나오나. 

괜히 영화보러가자구 그랬나보다.

에그 바보야. 

그냥 만화책이나 보며 그녀 얼굴이나 쳐다보는건데..

흑흑...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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