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와 만화가게방 아가씨 (4탄)
♂ 백수 ♂
오늘 컵라면 하나 사가지고 만화방에 갔다. 어짜피 백수라고 알려진것. 더이상 쪽 팔릴것두 없다. 그녀가 오늘따라 화사하다.
용기를 내어 "아..아....아줌마 뜨거운 물좀 주세요.."라고 말했다.. 으이그... 아가씨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녀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물을 부어주었다. 근데 라면 맛이 이상하다. 상한거 같다. 이상한 고기 비린맛이 났다. 아까왔지만 화장실에 부어버렸다.
♀ 만화방아가씨 ♀
그가 컵라면을 가지고 만화방에 왔다. 라면개시하라는 무언의 시위같다.
그가 또 아줌마라 그랬다. 엄청 얄미웠지만 그때 도와 준 일도 있고 해서 인심을 써 육수를 부어주었다.
근데 녀석이 라면을 먹다말고 화장실로 간다. 먹으면서도 쌀 수가 있다니 부러운 놈이다.
♂ 백수 ♂
오늘 만화방에서 더럽게 생긴 두 녀석을 보았다. 한 녀석은 노란 추리닝에 피시에스를 낀 놈이고 한 녀석은 짝이 안맞는 딸딸이를 신고 있었다. 저 녀석들 부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그녀는 고혹한 모습으로 계산대에 앉아 졸고 있다. 사랑스럽다.
♀ 만화방아가씨 ♀
백수 그 녀석 말고 눈에 띠는 녀석이 둘이 들어왔다. 내가 만화방 차린게 후회된다. 저것들도 단골이 될까봐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노란 추리닝 녀석이 나보고 아줌마라 그랬다. 딸딸이 녀석은 라면을 시켰다. 죽고싶다. 계산하고 나갈때 딸딸이 녀석이 동전을 한움큼 내놓고 갔다. 애들 콧물이 묻어 있는거 같은 느낌이 왔다.
추리닝녀석은 피시에스(이 글이 90년대 후반에 쓰여진듯..)를 꺼내더니 " 내가 말이야 만화방으로 자리를 옮겼어.."라는 이상한 말을 지껄이더니 마지막에 "아줌마 이거 피시에스에요"라는 말을 던지고 나갔다. 왠지 지구인이 아닌거 같았다.
백수 그 녀석이 오늘따라 멋있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 딸딸이(특별출연) ◁
만화방 여주인이 이뻤다. 이 백수친구만 안데리고 왔어도 여기를 단골로 다닐텐데.. 저 녀석 땜에 쪽을 다 팔았다. 짝재기 딸딸이도 왠 지 맘에 걸린다. 라면을 시켰는데 주인 아가씨가 아무 반응이 없다. 아마 이 녀석이 아줌마라 불러서 화가 났나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라곤 짤짤이해서 딴 동전들 뿐이다. 나갈때 좀 쪽 팔리겠다.
▷ 노란 추리닝(특별출연) ◁
졸라 야한 만화책이 많다. 재밌다.
주인 아줌마한테 피시에스 자랑이 하고 싶다. 나갈때 자랑하고 나가야쥐..
♂ 백수 ♂
오늘 만화방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계산하려고 나왔는데 마침 그녀가 누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나 부다. 계속 웃는다.
날 보는 눈짓이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는 것 같다. 오래 해도 돼요..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 얼굴 쳐다본 적이 그전에 있었던가..? 행복하다.
♀ 만화방아가씨 ♀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기분이 심난해서 오늘밤에 여기로 온다 그런다.
친구와 그렇게 전화를 하는데 그 백수녀석이 계산대에 왔다. 그의 얼굴을 보니 코 위에 짜장이 엄청 묻어 있다. 저렇게 생긴것두 웃긴데 짜장까지.. 막 웃었다.
친구가 얘기하다 말고 왜 자꾸 웃느냐고 지랄을 했다. 뭐가 묻었는지도 모른체 그는 행복한 표정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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