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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자유글)

막걸리의 오덕(五德)과 삼반(三反)

by 서울나그네 2010. 10. 12.

막걸리의 오덕(五德)과 삼반(三反)



조선조 초의 명상 정인지(鄭麟趾)는
젖과 막걸리는 생김새가 같다하고
아기들이 젖으로 생명을 키워 나가듯이
막걸리는 노인의 젖줄이라고 했다.

정인지를 비롯 문호 서거정(徐居正),
명신 손순효(孫舜孝)등은 만년에
막걸리로 밥을 대신했는데 병없이 장수했다.

노인의 젖줄이라 함은
비단 영양 보급원일 뿐아니라 무병장수의
비밀을 암시하는것이 되기도 한다.

조선조 중엽에 막걸리 좋아하는
이씨 성의 판서가 있었다.
언젠가 아들들이 "왜 아버님은
좋은 약주나 소주가 있는데
막걸리만을 좋아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이판서는
소 쓸개 세 개를 구해 오라 시켰다.
그 한 쓸개 주머니에는 소주를,
다른 쓸개 주머니에는 약주를,
나머지 쓸개 주머니에는 막걸리를
가득 채우고 처마 밑에 매어 두었다.

며칠이 지난 후에
이 쓸개 주머니를 열어 보니
소주 담은 주머니는 구멍이 송송 나 있고
약주 담은 주머니는 상해서 얇아져 있는데
막걸리 담은 주머니는
오히려 이전보다 두꺼워져 있었다.



오덕(五德) 이란

취하되 인사불성일 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一德)이요,
새참에 마시면 요기되는 것이
이덕(二德)이며,
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三德)이다.
안 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四德)이며,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 풀리는 것이
오덕(五德)이다.

옛날 관가나 향촌에서
큰 한잔 막걸리를 돌려 마심으로써
품었던 크고 작은 감정을 풀었던
향음(鄕飮)에서 비롯된
다섯 번째 덕일 것이다.



삼반(三反)이라 함은

놀고 먹는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면
속이 끓고 트림만 나며 숙취를 부른다 해서
근로지향(勤勞志向)의 반유한적(反有閑的)이요

서민으로 살다가 임금이 된 철종이
궁안의 그 미주(美酒)를 마다하고
토막의 토방에서 멍석 옷 입힌
오지 항아리에서 빚은
막걸리만을 찾아 마셨던 것처럼
서민지향의 반귀족적(反貴族的)이며

군관민(軍官民)이 참여하는
제사나 대사 때에 합심주로
막걸리를 돌려마셨으니
평등지향의 반계급적(反階級的)으로
막걸리는 삼반주의(三反主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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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주객(酒客)인거여..

친구여!
세상은 주막(酒幕)인거여.
구천(九泉)을 돌던 영혼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는 것은 주막에 온 거여.
단술 쓴술로 취 하러 온 거여.

주막 올 때 저 마실잔
들고오는 사람 없고.
갈때도 저 마신잔
들고 가는 사람 없어!

그와 같이 너 또한
빈손쥐고 주막으로 취하러 온 거여.

잔 안들고 왔다고,
술 안파는 주막 없고.
잔 없어서 술 못마실 주막도 없지만,
네가 쓰는 그잔은 네것이 아닌거여
갈때는 주막에 놓고 가야 되는 거여.

단술 먹고 웃는 소리.
쓴술 먹다 우는 소리.
시끌벅적 했던 세상 그곳은 주막이고.
술 깨면 떠나가는 너는 나그네 인거여.

훗날오는 손님에게 네잔을 내어주고
때가 되면 홀연히,
빈손으로 가야하는 너는 酒客인거여.


-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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